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사랑만으로는 부족한 시대, 2025년에 ‘결혼’을 말하다

by 노팅데이 2025. 5. 2.

한때 결혼은 사랑의 완성이자, 인생의 다음 단계로 여겨졌다. 하지만 2025년, 사람들은 더 이상 그 명제를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사랑만으로는 결혼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자각이 사회 전반에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감정만으로 시작한 관계가 현실이라는 벽 앞에서 흔들리는 사례들이 많아지면서, 이제 결혼은 단순한 감정의 연장이 아닌, 매우 전략적이고도 실용적인 선택이 되어가고 있다.

사랑만으로는 부족한 시대, 2025년에 ‘결혼’을 말하다
사랑만으로는 부족한 시대, 2025년에 ‘결혼’을 말하다

 

많은 커플들이 여전히 사랑을 기반으로 결혼을 결심한다. 하지만 그 사랑을 실제 결혼으로 이어가기 위해선 넘어서야 할 장벽이 너무도 많다. 단지 마음만 맞는다고 해서 함께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주거 문제, 경제력, 가치관, 양가의 기대 등 수많은 변수들을 조율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결혼은 두 사람의 감정이 아니라, 둘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구성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1. 현실의 무게: 결혼은 ‘감정’이 아니라 ‘조건’이 된다

 

2025년 현재, 결혼을 준비하는 데 가장 현실적으로 부담되는 요소는 주거 문제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평균 전세금은 이미 4억 원을 넘어섰고, 정부의 신혼부부 대출 지원책은 있지만 한도는 제한적이고 소득 기준도 까다롭다. 대출을 받아도 이자 부담이 커지고, 실제로 결혼을 위해 가족과 친구들의 도움 없이는 시작조차 어렵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또한 예물, 예단, 혼수 같은 전통적인 결혼 문화는 여전히 일부 가정에서 강하게 작용하면서 커플 간 갈등이나 양가 간 불협화음을 초래하는 경우도 많다.

사랑만으로는 부족한 시대, 2025년에 ‘결혼’을 말하다
사랑만으로는 부족한 시대, 2025년에 ‘결혼’을 말하다

 

결혼은 단지 두 사람이 사는 문제가 아니며, 두 집안의 문화와 기대치가 충돌하는 민감한 협상 과정이라는 점에서 더 복잡해졌다. 특히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고, 결혼에 대한 인식이 다양해지면서, 전통적인 결혼관이 충돌을 일으키는 경우가 빈번하다. 사랑은 있었지만 결혼을 하지 못한 커플, 결혼 후 결국 불화로 이혼한 커플들 대부분이 이처럼 현실적인 문제를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혼에도 ‘맞춤형’이 필요하다: 제도와 트렌드의 변화

 

맞춤형 결혼 모델같은 새로운 흐름도 등장하고 있다. 과거처럼 결혼식-신혼집-자녀 계획이라는 고정된 서사 구조가 아니라, 각자의 상황과 가치관에 맞춘 결혼 형태가 주목받고 있다. 일부 커플은 결혼식을 생략하고 혼인신고만 하거나, 동거를 선택한 후 일정 기간 후에 법적 결합을 맺는다. 또 다른 커플은 결혼이라는 제도를 거부하고 ‘생활 동반자’로 함께 삶을 살아가며, 사회적 권리 보장을 위해 제도적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지자체에서는 생활 동반자 등록제를 시범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병원 동의권, 주거 이전, 재산분할 등 부부와 유사한 권리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또한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출산할 수 있도록 비혼 여성 대상의 임신·출산 지원을 확대하는 움직임도 생겨나고 있다. 결혼의 형태가 다양화되고 있으며, 제도도 그 흐름에 따라 점

차 유연해지고 있는 것이다.

 

함께 살기 위한 조건들: 사랑 너머의 대화

 

결혼을 준비하는 커플들은 이제 사랑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랑을 지키기 위해 더 치열하게 대화하고, 준비하고, 조율하는 과정을 거친다. 경제적 상황에 대한 투명한 공유, 가사와 육아에 대한 분담 의사, 양가 가족과의 관계, 미래 계획과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솔직한 대화가 필수적이다. 예전처럼 감정만으로 결혼을 밀어붙였다가는, 결국 생활이라는 거대한 물살에 휩쓸려 서로를 놓치게 되기 때문이다.

사랑만으로는 부족한 시대, 2025년에 ‘결혼’을 말하다
사랑만으로는 부족한 시대, 2025년에 ‘결혼’을 말하다

 

많은 커플이 "사랑하니까 괜찮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중요한 것은 함께 살아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사소한 선택과 마주침을 어떻게 함께 견뎌내느냐는 점이다. 갈등이 생겼을 때 회피하지 않고 대화할 수 있는가, 서로를 동등한 파트너로 존중할 수 있는가, 때로는 자신의 욕심을 내려놓을 수 있는가. 이 모든 것이 사랑을 유지하기 위한 현실적인 조건이며, 결혼을 지속시키는 힘이다.

 

 

결혼은 더 이상 하나의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니다. 누구는 법적인 결혼을 택하고, 누구는 하지 않으며, 누구는 가족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또 누구는 모든 전통을 거부한다. 중요한 것은 그 모든 선택의 출발점이 ‘진심’이라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전통적인 결혼이 최고의 방식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비혼이 가장 자유로운 선택일 수 있다.

사랑만으로는 부족한 시대라고 말하지만, 그렇다고 사랑이 필요 없어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이 더 다양해졌고, 더 복잡해졌을 뿐이다. 감정은 여전히 관계의 시작이지만, 그 감정을 ‘함께 사는 삶’으로 확장시키기 위해서는 철저한 현실 인식과 합의, 그리고 끊임없는 조율이 필요하다.